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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공장을 카페로 꾸며
핫플레이스를 만들다
모키 커피 앤 티하우스 | 강태명

한때 서울에서 가장 큰 철강 공단 지대였던 문래동의 ‘철강소 골목’은 9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 그 규모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하나둘 사람들이 떠나가고 남겨진 폐공장을 찾은 건 예술가들이었다. 철공소 사이로 예술가들이 터를 잡자, 예술과 철공소라는 낯선 조합을 보기 위해 사람들이 찾아들었다. 정형화된 기계 부품과 예측할 수 없는 예술 작품, 주거 공간과 공장, 노동자와 관광객, 많은 것이 혼재된 문래동에 편안한 공간을 지향하는 ‘모키’가 지난 여름 새롭게 문을 열었다.

폐공장을 카페로 꾸며 핫플레이스를 만들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서울 문래동에서 ‘모키 커피 앤 티하우스’를 운영하는 강태명입니다.


Q. 카페 이름인 ‘모키’는 어떤 뜻인가요?

‘모키’는 핀란드어로 ‘시골집’ 혹은 ‘별장’이라는 뜻의 모키(mokki)와 ‘나무 그릇’을 뜻하는 일본어 ‘목기(木器)’ 두 가지 뜻이 담겨있어요.


Q. ‘모키’가 이전에는 철공소였던 걸 생각해 보면 반대의 이미지를 담고 있는 이름 같아요. ‘모키’가 지향하는 공간성을 담은 이름인가요?

네. 처음 공간을 기획하는 단계에서부터 ‘편안함’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시작했어요. 저희 매장을 찾아주시는 분들이 시골집에서 느낄 수 있는 아늑함과 목재가 주는 정갈함을 통해서 편안함을 느끼시길 바라는 마음이 있었거든요.

모키 커피 앤 티하우스

Q. ‘모키’에 편안함을 담고 싶으셨던 이유가 있으신가요?

사실 이전에 운영했던 공간은 ‘모키’와는 다른 방향으로 기획했던 곳이었어요. 러프한 분위기로 꾸몄었는데 운영하는 입장에서 불편함이 많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공간을 꾸려나가는 사람도 불편한데 이용하는 사람이 편안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음이 편안해야 제가 만든 공간 속의 분위기도 느끼실 수 있을 텐데 그게 이루어지지 않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편안함‘을 가장 최우선으로 잡게 됐어요.


Q. 처음부터 폐공장을 염두에 두시고 ‘모키’의 공간을 찾아보신 건가요?

사실 처음부터 폐공장을 찾아다닌 건 아니었어요. 다만, 영등포나 문래동 일대에 자리를 잡아야겠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에 이런 폐건물이 저에게 올 수 있겠다는 예감이 있긴 했었어요. 제가 선호하는 높은 층고, 탁 트인 공간이 폐공장과 가까운 점도 있었고요. 여러 곳을 둘러보다가 이 공장을 보게 됐을 때 ‘여기다!’하는 확신이 들었고 고민 없이 여기로 정하게 됐어요.


Q. ‘모키’를 준비하시면서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신 점은 무엇인가요?

사실 ‘모키’ 말고도 폐공장 혹은 옛날 주택을 개조한 카페들이나 산업 공간이 되게 많잖아요. 그런 곳들을 가보면 이전의 모습들을 많이 남겨놓는데 ‘모키’는 그런 트렌드를 따라가기보다는 식음료를 제공하는 공간이니까 최대한 깔끔한 공간으로 만들려고 했어요. 과거의 형태는 살리고 싶은 부분만 남겼죠. 둘러보시면 ‘모키’ 곳곳에서 철공소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는데 찾아주시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 중에서 ‘불조심’이라고 적혀있는 벽을 제일 재미있어하세요.

폐공장을 카페로

Q. 폐공장을 카페로 개조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으셨나요?

어려운 점 너무 많았죠. 우선은, 건물 자체가 지어진 지 오래돼서 바닥부터 새로 다 깔아야 했어요. 천장도 보수할 부분이 많았고 벽면도 대부분이 노후화되어서 살릴 수 있는 곳이 별로 없었어요. 거기다 문래동에 있는 상가나 공장들은 개별 화장실이 없고 공용 화장실을 사용하거든요. 이곳도 예외는 아니었죠. 오래된 철공소 단지이다 보니까 정화조 시설도 여의찮았어요. ‘모키’가 지향하는 건 편안함이다 보니 불편함이 없도록 기본적인 설비를 다지는 과정이 많이 어려웠어요.

Q. 혹시 ‘모키’를 운영하시면서 전화위복이 된 어려움도 있나요?

옆 공장에서 들리는 프레스 찍는 소리 때문에 걱정이 많았었어요. 카페에 앉아 있으면 정말 선명하게 쿵쿵 소리가 들리니까요. 지금도 들리죠? 손님들께서 불편해 하실까봐 걱정이 많았는데 막상 운영을 시작해 보니까 전혀 거슬리지 않더라고요. ‘그래, 여기는 공장들이 모여있는 곳이지’ 이렇게 문래동의 정체성을 상기시켜 주기도 하고 배경음악처럼 자연스럽게 카페에서 들리는 소음들과 어우러지기도 하고 오히려 이 소리가 재밌게 느껴지더라고요.

Q. ‘모키’가 위치한 문래동 1가 대로변에 카페는 ‘모키’ 뿐인데 주변 철공소 종사자분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다들 반겨주시고 좋아해 주세요. 대로변 건너편이 문래동 2가랑 문래동 3가인데 거기 문래창작촌이 있어요. 그쪽은 카페나 식당 같은 상권이 발달해서 젊은 분들이 많이 찾아와요. 길 하나를 두고 동네의 분위기가 많이 달랐던 거죠. 그랬었는데 ‘모키’가 생기면서 젊은 사람들이 이쪽에도 왔다 갔다 하니까 동네 에너지가 더 젊고 밝아졌다고 말씀해 주시더라고요.

Q. ‘모키’를 찾아오시는 분들이 ‘모키’를 어떤 공간으로 생각하길 바라시나요?

말 그대로 ‘편안한 공간’이었으면 좋겠어요. ‘모키’의 풀네임이 ‘모키 커피 앤 티하우스’인데 ‘모키’가 트렌드를 쫓아가기보다는 음료와 음식에 대한 본질을 놓치지 않겠다는 마음을 담아 지었어요. 맛있는 커피나 차 한 잔과 함께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좋겠고 그런 공간이 되는 게 목표예요. 먼 곳에서 찾아와 주시는 손님분들 뿐만 아니라 동네 주민분들, 문래동에서 일하시는 분들 모두 편안하게 찾아와서 머무르다 갈 수 있는 그런 공간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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