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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경제 현황 소개와
2024년 경제 전망에 대하여
전문가 칼럼 | 건국대 김대환 교수

1. 내년 경제는 올해보다는 좋아질 것

한국은행, KDI 등이 발표한 2024년 경제전망을 보면, 내년 경제는 올해보다는 좋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1.4%로 코로나 팬데믹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던 2020년을 빼고는 최근 10년 중 최악이었습니다. 다행히 내년에는 2.0%에서 2.3% 사이의 성장을 달성, 평년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보입니다.

2024년 비교적 높은 성장률을 기대하는 이유로 두 가지를 언급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기저효과입니다. 2023년 경제가 많이 성장하지 못했기 때문에, 2024년에는 빠른 성장을 달성하는 게 비교적 쉬어진 것을 말합니다. 물론 2023년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은 요인들이 사라지거나 적어도 약화할 것이라는 가정 하에서 할 수 있는 말이겠지요.

두 번째 요인은 해외 경제의 회복, 특히 반도체 수요의 회복입니다. 2023년 성장률을 낮춘 중요한 요인 중 하나가 반도체 수출 감소입니다. 반도체 수출은 전체 수출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은데, 2023년 첫 10개월 동안 큰 폭으로 감소한 바 있습니다. 다행히 11월부터는 반도체 수출이 다시 빠르게 늘고 있는데, 이 같은 추세가 내년까지 이어지면서 수출 증가를 이끌 것으로 전망됩니다.

2. 수출 전망 밝음… 그러나 중국과
미국 경제 전망이 밝지는 않음

수출을 대상 국가별로 나누어 보면 중국의 비중이 제일 큽니다. 그런데 내년에 중국 경제가 얼마나 회복될지, 중국으로 가는 수출이 얼마나 늘어날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립니다. 중국 경제가 조금씩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중국 경제가 최근 어려워진 데는 부동산 시장의 위축이 큰 요인인데, 오랜 기간에 걸쳐 형성된 부동산 가격 버블이 터진 것이어서 빠르게 회복되기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중국 정부가 경제에 지나치게 개입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는 견해도 있고, 미국의 중국 제재 정책이 효과를 내고 있다는 견해도 있는데, 이런 부분들은 비교적 빠른 반전이 가능할 수도 있어 보입니다.

또한 중국 경제에 대한 부정적 평가에는 과장된 면이 있다는 지적도 있어, 어느 방향으로 진행될지 전망하기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중국에 비하면 미국의 경제는 매우 견고한 성장세를 보입니다. 소비가 빠르게 늘고 있고, 이는 고용 상황이 좋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임금도 오르고 일자리도 많아 소비자가 거침없이 지갑을 연다는 의미인데요. 고용 상황이 왜 이렇게 좋은지에 대해서는 그럴듯한 설명을 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미국의 경제 구조가 매우 유연하기 때문에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침체에서 빠르게 회복될 수 있었다, 자본시장 규모가 크고 효율적이어서 증권 가격, 주택 가격이 빠르게 회복되었고, 이 때문에 빠른 소비 회복이 가능했다, 정보통신산업 등에서의 기술혁신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등 여러 가지 설명이 있습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이런 설명은 구조적 특성에 대한 것이어서 2023년에 대한 설명으로는 충분치 않습니다.

미국 경제는 올해 유난히 성장률이 높았던 것이고, 내년에는 다시 평년 수준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입니다.

3. 고금리, 건설경기 위축은 마이너스 요인

2024년 한국 경제의 성장률을 낮추는 요인으로는 우선 높은 이자율을 들 수 있습니다. 이자율이 높아지면 부채를 안고 있는 가계는 부채상환 부담이 커져서 소비를 줄이게 됩니다. 주택 구매, 자동차 구입, 그 외 내구재 구매가 특히 위축되겠죠. 기업도 이자율이 높아지면 돈을 빌리는 것을 꺼리게 되고 투자활동도 위축될 수 있습니다. 내년 이자율이 올해보다 크게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소비와 투자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단기 이자율보다는 중기 이자율, 국채 이자율보다는 은행의 대출 이자율입니다.

이 이자율은 한국은행의 정책금리에 영향을 받기도 하지만, 국내 자본시장의 수급 상황은 물론 해외 자본시장의 이자율에도 영향을 받습니다. 이들 요인이 내년에 급격히 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두 번째 요인으로는 건설경기 위축을 들 수 있습니다. 한동안 빠르게 오르던 주택 가격이 다소 안정세를 보이고 신축 아파트 미분양도 늘어나면서 건설경기가 위축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주택 가격이 안정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은 긍정적이지만, 이에 따라 소비는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자산 가치 하락이 소비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주택 임차 가구의 경우 전세금, 월세 등이 낮아지면 소비를 늘릴 가능성도 있어서 주택가격 하락이 소비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수는 있습니다.

4. 물가는 비교적 안정될 것

경제 전망치 중 가계가 가장 관심을 가지게 되는 부분은 ‘물가’일 것입니다. 2022년과 2023년 물가가 빠르게 오르면서 가계 살림살이에 큰 부담이 되었기 때문에 더욱 그럴 것입니다.

다행히 내년에는 물가상승률이 올해 상승률 3.6%보다는 낮은 2.6% (한국은행, KDI) 혹은 2.7%(OECD)로 예상됩니다. 한국은행이 설정한 물가상승률 목표치가 2%인 것을 고려하면, 목표치에 근접할 것이란 예상입니다. 국제 유가 등 에너지 가격이 더 이상 상승하지 않고, 국제 시장에서의 상품 가격도 다소 안정될 것이란 기대를 반영한 결과입니다.

인플레율 추이

코로나 팬데믹 이후 미국, 유럽 등에서는 한국보다 훨씬 높은 인플레가 발생했는데, 팬데믹으로 인한 공급망 불안과 급격한 소비 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데에 원인이 있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그런데 공급망이 안정을 되찾고 소비 증가세도 다소 누그러들면서 이들 국가에서의 인플레율도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미국 중앙은행 등의 긴축정책도 인플레율을 낮추는 요인입니다. 다만 우크라이나, 중동 등에서의 분쟁 상황이 세계 각국 물가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5. 고용 상황은 올해보다 좋지 못할 듯

성장률도 다소 높아지고 인플레율도 다소 내려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고용 상황은 올해보다 좋지 못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올해 실업률은 2.7%로 예상되는데 내년 실업률은 이보다 다소 높은 2.9%(한국은행, OECD) 혹은 3.0%(KDI)로 예상됩니다. 반도체 산업이 고용효과가 큰 산업이 아니다 보니 수출이 늘어도 고용 증가 효과가 크지는 않습니다.

새로 일을 시작한 노령층과 여성 등이 늘면서, 일자리가 늘어나는 속도보다 일을 찾는 사람이 늘어나는 속도가 더 빨라져 실업률이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실업률이 높아지는 만큼 일자리가 있는 사람들의 임금도 크게 높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직종마다 상황이 달라서 어떤 직종에서는 구직난이 있어도 다른 직종에서는 구인난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구인난이 있는 직종보다 구직난이 있는 직종이 많으면 평균 임금이 상승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안타깝지만 내년에도 가계 살림살이가 크게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입니다.

실업률 추이
저자
김대환 교수
건국대학교 경제학과

김대환 교수는 하바드 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0년부터 건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증권시장 관련 과목을 강의하고 있고, 증권가격이론, 국제금융이론, 거시와금융이론 등을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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