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은 바야흐로 바캉스의 성지 부산의 계절이다. 하지만 ‘그냥 가는 부산’과 ‘알고 가는 부산’은 그 격에서 차이가 난다. 추억의 노래 속에 담긴 명소를 통해 그 시절 시대상을 떠올리는 특별한 바캉스를 맞아보는 것은 어떨까. 흥겨운 노래 속 부산 이야기로 우리들의 여름이 더 ‘핫’해진다.

여름은 바야흐로 바캉스의 성지 부산의 계절이다. 하지만 ‘그냥 가는 부산’과 ‘알고 가는 부산’은 그 격에서 차이가 난다. 추억의 노래 속에 담긴 명소를 통해 그 시절 시대상을 떠올리는 특별한 바캉스를 맞아보는 것은 어떨까. 흥겨운 노래 속 부산 이야기로 우리들의 여름이 더 ‘핫’해진다.

<경상도 아가씨>와
중앙동 40계단

박재홍의 <경상도 아가씨>는 6·25 전쟁 당시 고향을 떠난 피난민들이 옹기종기 모여 살던 부산의 풍경을 노래한다. 부산은 본래 도시로 성장하기 어려운 곳이었다. 바다와 접해있고 산세가 높아 사람이 살기에는 그리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당장 먹고 살 길이 막막했던 피난민들은 이를 셈할 겨를이 없었다. 피난민이 대거 몰렸고, 그렇게 부산은 1950년대 임시 수도 역할을 하게 된다. 피란시절 교통·행정업무의 중심지였던 부산 중구에 특히 피난민이 많았다. 하룻밤 자고 일어나면 산비탈에 판잣집이 생기고 생기고를 반복하는 형국이었는데, 부산에 168계단, 128계단, 120계단이니 하는 것들이 많은 것도 이런 이유다.
그중에서도 노래 <경상도 아가씨>에 나오는 40계단은 산동네와 부두를 연결하던 계단으로, 부두에서 들어오는 구호물자를 내다 파는 장터이자 피난 중 헤어진 가족들의 상봉 장소였다. 노랫말에는 40계단에 앉아 멍하니 바다만 바라보는 피난 청년에게 경상도 아가씨가 말을 건넨다.
“고향길이 틀 때까지 국제시장 거리에 담배장사 하더라도 살아 보세요. 정이 들면 부산항도 내가 살던 정든 산천이랍니다.” 피난민의 애환과 향수가 그대로 녹여있는 <경상도 아가씨>. 청년은 타향살이가 서러웠겠으나 싹싹한 경상도 아가씨 덕에 그래도 한번쯤은 웃지 않았을까.

바캉스 스팟 ① : 40계단문화관 & 40계단 테마거리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의 아픈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40계단. ‘40계단문화관’은 역사를 통해 과거의 모습을 상기해보고 전쟁의 상처를 돌아볼 수 있는 곳으로, 피난생활에 쓰였던 각종 생필품, 당시 사진 등의 기록물을 살펴볼 수 있다. ‘40계단 테마거리’는 40계단 주변에 조성된 약 450m 규모의 거리다. 50~60년대 부산의 모습을 재현한 것이 특징으로, 옛 느낌 물씬 나는 영화 포스터와 가로등, 목전주 앞에서 복고풍 사진을 챙겨볼 수 있다.

부산은 동해와 남해를 동시에 접하고 있는 곳이다. 그래서 해수욕장마다 특색이 다양하다. 죽성에서 송정까지의 바다가 깊고 푸르며 바다가 높은 편이라면, 송도와 다대포의 바다는 밀물과 썰물이 확연히 드러나는 변화무쌍의 장소다.
죽성에서 일출을 보았다면 다대포에서는 낙조를 관망해보자. 타들어갈 듯한 낙조로 유명한 다대포는 낙동강의 토사로 만들어진 넓은 백사장 위로 썰물에 빠져나가지 못한 바닷물이 참방참방 남아 하늘의 붉고 노란 울부짖음을 그대로 투영한다. 어디가 하늘인지 어디가 바다인지를 모를 노을에서 황홀경은 당연지사다.

<돌아와요
부산항에>와 부산항

바캉스 스팟 ② : 부산항 힐링야영장 & 청학배수지전망대

부산항에 쏟아지는 별을 보고 싶다면 부산항 힐링야영장이 제격이다. 가족 단위의 힐링을 즐길 수 있는 건전한 휴식 공간으로 숙박비도 당일은 8천 원, 1박은 2만 원의 저렴한 가격을 자랑한다. 원청학배수지전망대는 부산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곳이자, 개통된 부산항대교의 전체 윤곽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부산항축제가 열리는 기간에는 ‘불꽃축제’를 관망할 수 있는 명당으로 ‘돗자리 부대’의 방문이 줄을 잇는 곳이기도 하다.
전망대에 오르면 말 한 필과 농부 동상이 서 있다. 각각 ‘영도의 절영마’, ‘조내기 고구마를 짊어진 농부’라는 명칭이 붙어있는데, 절영마는 영도의 옛 지명 ‘절영’에서 따온 것으로 삼국시대부터 말을 기르던 국마장의 말들이 그림자도 따라잡지 못할 만큼 빠르다고 하여 이곳의 상징물이 됐다. ‘조내기 고구마를 짊어진 농부’는 1763년 조선통신사 조엄이 일본에서 가져온 고구마를 처음으로 재배한 곳이 ‘영도’이기 때문이다.

<굳세어라 금순아>와
영도다리

“너, 다리에서 주워 왔어.”, “말 안 들으면 다리에 도로 갖다 버린다?” 어린 시절 한두 번은 들었을 법한 이 말의 시작이 바로 ‘영도다리’다.
다리 상판을 들어 올리는 우리나라 최초의 ‘도개교(跳開橋)’라는 기록을 갖지만, 그 탄생은 슬픈 역사의 이면이다. 일제강점기 시절, 대륙 침략의 야욕을 불태우던 일본이 영도를 군사 물자를 보급하기 위한 배후 기지로 만들고자, 부산과 영도를 잇는 다리를 가설한 것이기 때문이다. 영도다리는 6·25 전쟁 당시에는 피난민들이 헤어진 가족을 만나기 위해 기약 없이 기다리던 만남의 장소이기도 했고, 뭍에서 섬으로 섬에서 뭍으로 일거리를 찾아 하루 수십 번씩 왔다 갔다 하던 눈물의 다리이기도 했다. 영도와 영도다리를 배경으로 한 노래는 특히 많다. 1955년 배영준이 부른 <한 많은 제2 송도>, 1964년 시민철이 노래한 <잘있거라 경상도>, 1960년 손인호는 <갈매기 사랑>을 불렀다. 1967년과 1980년에는 진만일과 김동아가 <영도의 달밤>이라는 같은 제목의 노래를 불렀으며, 1996년에는 이호섭이 부른 <태종대의 밤>도 있다. 동명의 영화로도 제작된 <굳세어라 금순아>는 흥남철수 작전 때 헤어진 금순이를 주제로 한 가사에 곡을 붙였다. 노랫말에는 ‘흥남부두’, ‘영도다리’, ‘국제시장’ 등이 등장하는데, 한국전쟁 이후 생계를 이어나가기 위해 몸부림치던 피란민들의 설움과 애환이 담겨있다.

바캉스 스팟 ③ : 아치둘레길 & 흰여울길

영도는 영화 <친구>, <변호인>, <범죄와의 전쟁>의 배경이 된 곳으로 소소한 이야기를 담은 명소가 많다. 최근 완공된 ‘아치둘레길’은 태종대와 대마도를 한눈에 관망할 수 있는 코스(331m)와 부산항과 오륙도를 볼 수 있는(325m) 코스로 조성됐다. 특히 부산항과 오륙도를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 3개소를 갖췄으며, 656m에 달하는 해양산책로가 일품이다. 흰여울문화마을을 따라 조성된 흰여울길 또한 바다를 보면서 산책하기에 충분하다.

글. 차유미 사진. 김근호, 부산관광공사 누리부산